앞서 BET로 기체 흡착을 이용해 촉매의 표면적을 측정했다. 이번에는 또 다른 촉매 특성 분석법인 승온 기법(temperature-programmed technique), 그중에서도 승온 탈착법(TPD)을 정리한다. 그래프를 읽는 방법을 제올라이트의 NH3-TPD와 Pd 촉매의 H2-TPD 예시로 살펴본다.
1. 승온 기법이란?
승온 기법은 촉매의 온도를 일정한 속도로 올리면서 표면에서 일어나는 기체의 탈착, 촉매의 환원·산화 반응을 관찰해 활성점에 관한 정보를 얻는 방법이다. 대표적으로 세 가지가 있다.
- 승온 탈착법(Temperature-Programmed Desorption, TPD): 촉매 표면에 기체를 흡착시킨 뒤 온도를 올리며 탈착되는 기체를 관찰한다.
- 승온 환원법(Temperature-Programmed Reduction, TPR): 수소를 흘리면서 온도를 올려 촉매가 언제, 얼마나 환원되는지 관찰한다.
- 승온 산화법(Temperature-Programmed Oxidation, TPO): 산소를 흘리면서 온도를 올려 촉매의 산화 특성을 관찰한다.
2. TPD 그래프 읽는 법
TPD의 핵심은 탈착 온도가 흡착 세기를 반영한다는 점이다.
- 표면에 강하게 흡착된 분자는 떨어지기 어려우므로 높은 온도에서 탈착한다.
- 표면에 약하게 흡착된 분자는 낮은 온도에서도 쉽게 탈착한다.
- 피크의 면적은 탈착된 기체의 양, 즉 그 세기를 가진 흡착점의 개수를 나타낸다.
따라서 TPD 그래프에서 피크 위치(온도)는 흡착점의 세기, 피크 면적은 흡착점의 양으로 읽으면 된다.
3. 예시 ① 제올라이트의 NH3-TPD: 산점 분석
TPD는 촉매의 산점(acid site)을 분석하는 데 많이 쓰인다. 염기성 분자인 암모니아(NH3)를 제올라이트 촉매에 흡착시킨 뒤 온도를 올리면서 탈착되는 암모니아를 측정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.

제올라이트 NH₃-TPD의 소성 온도에 따른 변화 (개념도, 직접 작성)
접촉분해용 H-ZSM-5 촉매의 NH3-TPD 결과를 보면, 250 ℃ 이하와 300 ℃ 이상에서 각각 피크가 나타난다. 즉 이 촉매에는 낮은 온도에서 탈착하는 약한 산점과 높은 온도에서 탈착하는 강한 산점이 함께 있다.
또 촉매를 550 ℃, 650 ℃, 750 ℃로 점점 높은 온도에서 소성할수록 산점의 총량(피크 면적)이 줄어든다. 특히 고온의 강한 산점 피크가 크게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. 스팀 처리 온도를 높였을 때도 피크 면적이 급격히 줄어드는 같은 경향이 나타난다.
왜 그럴까? 고온 소성이나 스팀 처리를 거치면 제올라이트 골격(framework)을 이루는 알루미늄이 골격 밖으로 빠져나가는 탈알루미늄화(dealumination)가 일어난다. 제올라이트의 산점은 골격 속 알루미늄에서 생기므로, 알루미늄이 빠져나가면 산점이 줄어든다. 이 과정이 심해지면 골격 구조 자체가 손상되기도 한다.
참고: 문상흡, 『촉매란 무엇인가?』, 사이플러스, 그림 10.2 (경향을 개념도로 재구성)
4. 예시 ② Pd/SiO2의 H2-TPD: 분산도와 하이드라이드
이번에는 아세틸렌 수소화에 쓰는 팔라듐 담지 촉매(Pd/SiO2)의 수소 TPD를 보자.
팔라듐(Pd)은 수소를 금속 표면에 흡착할 뿐 아니라 입자 내부로 흡수하기도 하는 독특한 금속이다. 수소를 적게 흡수하면 α상, 많이 흡수하면 β상의 팔라듐 하이드라이드로 존재한다. 팔라듐 하이드라이드 속 수소는 결합력이 약하기 때문에, 온도를 올리면 표면 수소보다 입자 내부의 수소가 먼저(낮은 온도에서) 탈착한다.

Pd/SiO₂ H₂-TPD의 분산도에 따른 차이 (개념도, 직접 작성)
그래프에서 두 촉매를 비교해 보자.
- 저분산 촉매: 같은 양의 Pd가 더 크게 뭉쳐 있어 입자가 크다. 입자가 클수록 표면보다 내부에 있는 Pd 원자의 비율이 높으므로, 입자 내부의 하이드라이드 수소가 탈착하는 300 K 부근에서 큰 피크가 나타난다.
- 고분산 촉매: 입자가 작게 쪼개져 있어 표면에 있는 Pd 원자의 비율이 높다. 그래서 표면에 흡착된 수소가 탈착하는 400 K 이상에서 넓은 피크가 나타난다.
즉 Pd를 고분산시키면 수소가 주로 Pd 표면에 흡착하고, 입자 내부의 하이드라이드 형성은 억제된다. 이처럼 H2-TPD로 금속의 분산도와 수소가 존재하는 형태를 함께 파악할 수 있다.
참고: 문상흡, 『촉매란 무엇인가?』, 사이플러스, 그림 10.3 (경향을 개념도로 재구성)
다음 글에서는 승온 산화법(TPO)을 정리한다.
정리
- 승온 기법에는 TPD(탈착), TPR(환원), TPO(산화)가 있다.
- TPD에서 피크 온도는 흡착 세기, 피크 면적은 흡착점의 양을 나타낸다.
- NH3-TPD의 저온 피크는 약한 산점, 고온 피크는 강한 산점이며, 고온 소성·스팀 처리 시 탈알루미늄화로 산점이 줄어든다.
- Pd 촉매의 H2-TPD에서 저온 피크는 입자 내부 하이드라이드, 고온 피크는 표면 흡착 수소이며, 고분산일수록 표면 수소 비율이 높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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